본문 바로가기
영화 & 드라마 리뷰

[영화] 남한산성, 대의명분 vs 실리, 인조의 선택은?

by starryhye 2022. 3. 6.
반응형

출처 : 구글 이미지

개봉 2017.10.03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평점 8.17
감독 황동혁
출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조선의 위기,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1636년 유난히 추웠던 겨울, 조선은 몸과 마음이 얼어붙었다. 군신관계로 섬기던 명나라는 힘을 잃어가고, 오랑캐라고 여겼던 청나라는 남한산성 아래 조선의 국토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겨우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해 숨어있던 인조와 조정의 대신들... 그 급박한 상황 속으로 무겁고 씁쓸하게 우리를 스며들게 한다.

조정 대신들의 대립은 시간이 지날수록 팽팽해진다. 주화론(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는 최명길(이병헌), 그는 무엇보다 실리를 따졌다. 임진왜란의 충격이 아직 남아있는 조선은 더 이상 청나라와 맞설 힘이 없었다. 명나라 또한 임진왜란의 충격으로 인해 원정 출병 등으로 쇠퇴한 상황에서 청나라와 싸우면서 국력이 약해진 상황이었다. 그가 보는 조선은 현재 희망도 빛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살기 위해서,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비굴하더라도 오랑캐의 국가, 청나라에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것이 종묘와 사직, 백성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주전론(전쟁 주장)을 말하는 김장헌(김윤석), 그는 임진왜란의 위기 속에 우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서 준 명나라를 배신하고, 오랑캐(청나라)를 섬긴다는 것은 '대의명분'에 어긋나는 일이다. 우리 조선의 근본인 성리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비굴하게 오랑캐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니, 치욕스러운 선택을 할 바에 차라리 나는 죽음을 택할 것이다.

팽팽하게 대립하는 조정 대신들 사이에서 과연, 인조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조선을 위한 선택인가?

 

1636년 병자호란, 그 시대적 상황에서

1592년, 임진왜란, 일본은 '정명가도(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조선을 지나가야 하니 길을 열어달라)'의 논리를 펼치며 조선을 쳐들어왔다. 위기 속에서 명나라는 '조선을 위해?' 수많은 군사들을 보내주며 우리와 함께 싸웠고, 결국은 명과 조선의 승리로 끝났다.
이처럼 조선에게 아버지나 다름없는 명나라를 배신하고, 광해군은 청나라와 '중립외교'를 펼치며 명의 은혜를 저버렸다...
성리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조선에서는 명과의 '군신관계'를 저버릴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대의명분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광해군은 조정 대신들에게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광해군의 세력인 '북인'들 조차 일부 그를 비난했다. 결국, 인조반정을 주도하고 광해군을 끌어내렸다. 인조반정의 명분 중의 일부였던 '중립외교'정책... 그들은 '친명배금(명과 화친하고 후금을 배척한다)'이 그들의 입지였고 권력의 명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임진왜란의 타격은 너무 컸다. 명나라는 오랜 전쟁 속에서 점점 쇠퇴해져 가고 있었고, 그 옆의 오랑캐가 세운 청나라는 끊임없이 명나라를 공격하고 있다. 결국, 조선에게 군신관계를 요구해왔다. 위태로워 보이는 명나라와, 그런 명나라를 점점 무너뜨리는 청나라...
지배층, 그들의 선택이 조선을 위험에 빠뜨리고 백성들의 목숨을 흔들고 있었다.


남한산성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남한산성을 보면서, 영화가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대의명분과 실리,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조선의 근간인 성리학의 사상을 택하고, 결과가 뻔한 죽음으로 향하는 전쟁이 맞는 선택인지, 아니면 목숨을 보전하고 비굴하더라도 살아남는 것이 맞는 선택인지...
아마 그 시대에 지배층들은 대의명분을 절대 버리지 못하였을 것이다.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상을 포기하는 순간 그들이 가진 모든 특권을 내려놓아야 했으므로...
그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약 400년 전인 그때와 현재가 무엇이 달라졌을까?....

기득권들은, 그들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길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나아가야 하고, 주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진 권력과 힘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여전히 국민의 몫이다...

반응형

댓글